중국: ‘정책 주도형’ 시장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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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


중국 정책 기조에 대한 이해는 중국 증시 투자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2021년 3월 제 14차 5개년 계획을 확정할 예정입니다. ‘5개년 목표 설정 운동’은 중국 정책 프레임워크의 단골 특징이지만 대내외적인 어려움이 커져가면서 그 중요도는 과거보다 더욱 높아졌습니다. 기술, 선진 제조업, 내수 등의 중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투자자들은 이와 같은 측면에서 이뤄지는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2021년 3월, 중국 공산당은 제 14차 5개년 계획을 채택할 예정입니다. 2020년 10월 열린 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5중전회)의 공식 발표는 향후 정책 방향을 예상할 수 있는 실마리를 이미 담고 있었습니다. 이 중 일부 테마는 이전 발표에서 다뤄진 내용이지만, 우선순위의 변화는 명확합니다. 13차 5개년 계획에서도 두드러지긴 했지만, 혁신과 선진 제조업이 국가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습니다. 미국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개최된 5중전회에서는 기술적 자급자족과 내수진작에 대한 필요성도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정책이 주도하는 시장

중국은 ‘정책이 주도하는 시장’으로 자주 표현되어 왔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국 증시 변동의 69.5%는 정책 관련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1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초기 중국 증시는 국영기업 지원을 목표로 했습니다. 당국도 시장 운영을 안정시키고 투자자들에게 암묵적인 보장을 제공하는데 열을 올렸습니다. 동시에, 규제 프레임워크는 여전히 진화하는 중이었고 시장은 물론 시장 참여자들은 상대적으로 미숙한 상태였습니다.

그 후 중국 금융 시장은 발전을 이어왔습니다. 2020년 4분기 중국 본토 채권 시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한 국영기업(SOE) 채무 불이행은 중국 정부가 더 이상 모든 정부 연관 기업에 무차별적인 구제책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년마다 정부의 전략적 우선 순위와 그 우선순위를 이행하기 위한 계획이 상정되는 중국의 독특한 정책 수립 과정은 정책적 관점을 이해하고 이를 포트폴리오에 통합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암시합니다.

5중전회에서 제시된 주요 테마

코로나19 사태에서 중국 경제가 보인 인상적인 회복세에 이어 지난해 10월 5중전회에서 제시된 주요 테마는 팬데믹 이후 중국의 미래를 그려보는 데 있어 투자자들에게 유용한 가이드 역할 합니다.

1. 제조업 선진화

상하이 소재 이스트스프링 인베스트먼트 리서치 팀에 따르면, 중국 공급망의 경쟁력은 종합적인 생태계에 있습니다. 공급망 생태계의 다양성과 유연성은 물류 및 운영 비용을 절감하는 데 도움이 되며 생산은 매우 경제적으로 이뤄집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중국 제조업체들이 대부분의 다른 제조업체보다 더 빨리 생산을 재개함으로써 글로벌 경쟁 업체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중국 기업들이 신뢰할 수 있는 공급자로 자리매김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팬데믹 초기의 공포가 휩쓸고 지나간 뒤인 2020년 10월 어니스트앤영(EY) 조사에 따르면 다국적 경영진의 37%가 리쇼어링(제조업의 본국 회귀)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같은 해 4월 조사에서 나타난 83%에서 크게 감소한 수치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은 향후 자국 제조업을 5G,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더 스마트하고 친환경적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미셸 치(Michelle Qi) 이스트스프링 상하이 중국주식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계, 자동차 분야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갖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 규모의 경제와 독특한 공급망 역학의 혜택을 받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2. 기술 자립도와 혁신의 증가

중국은 ‘기술적 자급자족’을 국가 전략의 한 축으로 격상시켰습니다. 이는 현재 전 세계 반도체 칩 생산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인 반면, 이 중 35%를 중국에서 소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특히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이러한 불균형은 미국이 반도체 칩 및 관련 장비에 대한 규제를 확대하면서 중국의 경제적 안보와 기술적 야심에 있어 커다란 리스크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첨단 반도체 기술을 획득하고 개발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과 투자를 할애해야 할 것입니다. 우선, 중국 정부는 2020년 8월 집적회로와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나아갈 길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역사적으로 기술 개발에는 지적재산권, 전문성, 장비, 그리고 원자재 분야에서 국제적인 파트너들과의 협력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오늘날 지정학적 배경에서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3. 성장하는 내수시장

중국의 새로운 발전 단계가 가지는 주요한 특징은 ‘내순환’과 ‘외순환’을 모두 포함하는 ‘쌍순환’ 모델입니다. ‘내순환’은 내수를 확대하려는 노력을 포함하며, ‘외순환’은 외국인 투자를 촉진하고 수출을 활성화하기 위한 여건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내수가 성장할 여지는 상당히 크게 남아있습니다.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볼 때, 중국의 국내 소비는 많은 선진국과 이머징마켓 국가들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은 수준을 보입니다(그래프1). 내수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늘리기 위해서는 우선 임금 인상, 사회 안전망 개선, 노동 시장 변화를 포함한 공급 측면의 개혁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스트스프링 중화권 주식 팀의 네이썬 유(Nathan Yu)는 중국이 소비주도형 경제로 더 바뀌어 감에 따라, 교육, 헬스케어, 레크리에이션, 여행 등에 사용되는 임의소비 품목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이와 동시에, 식음료, 의류, 주택 인테리어, 자동차 등에 대한 수요는 브랜드의 질적 향상과 프리미엄화 추세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래프 1. 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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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ind. Barclays Research. 2019년.

4. 활발한 도시화

2019년 말 중국의 도시화율은 60.6%에 그친 가운데, 농촌과 도시 사이의 소득 격차는 해가 갈수록 더 벌어졌습니다. 농촌 인구의 1인당 가처분소득 대비 도시 인구의 1인당 가처분소득은 1978년 2.5에서 2019년 2.64로 증가했습니다.2 도시-농촌 소득격차와 도시화 사이에 쌍방향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는 연구결과3를 감안하면, 중국이 번영하는 해안 지방과 내륙 지방 사이의 소득 격차와 개발 격차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도시화와 조직적인 지역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은 놀랄 일이 아닙니다. 이와 같은 도시화 드라이브는 인프라, 부동산 및 기초자재 섹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추진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호구(户口)와 토지 개혁에서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015년에는 이주노동자의 1.3%만이 자신이 일하는 도시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는 통계가 발표되었습니다. 이스트스프링 중화권 주식팀의 키어런 푼(Kieron Poon) 포트폴리오매니저는 만약 이주 노동자가 도시의 시민이 되고 주택 소유자가 될 수 있다면 재정, 의료, 교육 분야의 서비스뿐만 아니라 자동차, 가전 제품에 대한 수요도 촉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5. 녹색 개발 가속화

‘녹색 경제’에 대한 중국 당국의 정치적 의지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서 시진핑 주석이 제시한 목표에 맞춰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정점에 도달한 이후 2060년까지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일련의 야심차고 적극적인 녹색 및 저탄소 계획을 실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중국은 2025년까지 신에너지자동차(NEV)가 신차 판매량의20%가량을 차지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2019년 이 수치는 5%였습니다. 중앙정부는 NEV에 대한 구매보조금 및 구매세 감면 혜택을 2022년까지 연장했습니다. 정부가 충전인프라에 14억 2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2020년 결정한 것도 장기적으로 전기차 판매를 활성화하기 위한 의도입니다. 2020년 1분기 기준 홍콩을 제외하면 전기차 보급률이 가장 높은 상위 10개 시장 중 9개가 유럽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그래프 2). 미셸 치 이스트스프링 상하이 중국주식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청정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교통수단의 전동화(electrification)는 것은 영구적인 추세일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이스트스프링의 상하이 리서치팀은 전기자동차 트렌드의 직간접 수혜기업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래프 2. 전기차(EV) 보급률(%)
그래프2
출처: McKinsey Electric Vehicle Index: Europe cushions a global plunge in EV sales. 2020년 7월 17일.

여전히 갈 길은 먼 상황

중국이 14차 5개년 계획에서 제시한 목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을 수 있지만,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중국의 은행, 부동산 금융 시장의 변화 중 일부는 이전에 나왔던 5개년 계획들의 결과물입니다. 2020년 12월 중국 정부의 중앙경제공작회의(Central Economic Work Conference)에서 이러한 목표들 중 몇 가지를 재차 강조한 것은 우선순위로 설정된 과제들을 달성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를 더욱 부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글로벌 환경의 중대한 변화 속에서 많은 목표들이 위험을 수반하는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개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13차 5개년 계획 이후 중국 기업에 대해 다수의 규제를 가하고 기술력을 앞세워 중국의 야심을 억누르고 있습니다. 특히, 10월 5중전회 공보에는 “국제적인 힘의 균형에 중대한 조정”이 발생하고 있다는 언급이 담겼습니다. 내부의 어려움과 외부의 적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새로운 전략적 우선순위는 중국의 다음 발전 국면을 규정하는 데 도움을 줌으로써 시장의 승자와 패자를 가릴 수 있게 해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올해의 핵심 메시지에 주의를 기울이려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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